웹2.0과 매니페스토

최근 읽고 있는 <웹2.0 시대의 기획, 시맨틱웹>(김중태 저)를 읽으면서 웹2.0의 철학적 의미를 느끼고 있다. 저자 김중태는 나름대로 국문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의미론적 고찰 방식으로 웹2.0 혹은 차세대 웹철학이라 할 수 있는 시멘틱웹을 주창하고 있다.

김중태는 시멘틱웹의 주요성을 우리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기제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한 사고의 확장에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는 <공개>와 <공유>라는 정보에 대한 정신이 다름 세대의 시대 정신이 될 것이라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조금도 과장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정보의 가치가 새로운 생산을 만들어 내는 주축이 되어 있다. 이것은 90년대말부터 정보화사회라는 이름으로 강조되어 왔던 것이지만, 이렇게 빨리, 그리고 핵심이 될 것이라 짐작하지 못 했을 것이다.

내가 인터넷과 문화, 그리고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대학원 시절, 2000년이다. 이때부터 인터넷의 사회적 의미를 철학적으로 고찰하는 연구가 서서히 시작되었다. 오프라인의 사회적 기제가 온라인과 대립되는 양상이 주된 연구 관심이었다.  즉, 오프라인의 정신적 욕구를 가상사회인 온라인에서 대리 만족할 수 있다는 식의 ‘대리자’ 역할이 문화적 측면에서 본 인터넷 연구였다.

그 당시, 내가 관심을 가졌던 부분도, 이러한 맥락에서 유사했다. 현실 정치에서 충족되지 못한 정치적 행위, 욕구 등이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으로  이전되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공간은 현실과 가상세계 간의 갈등을 유발할 것이라는 논리였다. 이러한 논리 속에는 현실과 가상 세계의 그것 간에는 분명한 경계선이 존재했다. 이런 경계선은 바로 두 공간이 섞일 수 없는 분리된 존재라는 전제 속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삶은 어떤가?
‘유비쿼터스’라는 단어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이제 온라인은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 있다. 그 과정이 오프라인 세계의 침투가 만들어진 것인지, 온라인의 점령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미 온-오프라인은 하나가 되어 ‘세상은 네트워킹’되어 있다는 것이다.

네가 가지고 있는 핸드폰, 버스카드, 메신저로 나라는 존재는 이미 네트워킹되어 있다. 누가 나를 찾더라도, 네트워킹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세상에 내가 살고 있다.

김중태의 시맨틱웹에서 의미론적 사고 방식을 재밌게 봤다. 구별과 차이라는 라깡의 정신분석학적 철학을 과거 배웠던 나로써는 매우 신기할 따름이다. 인문학적 패러다임이 과학의 영역에도 보인다는 점이다.

시멘틱웹의 대표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블로그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쓴 글에 트랙백이 붙으면서 원본성은 유지하면서 다양한 네티즌들의 평가와 차이가 만들어져 새로운 컨텐츠를 생산해 내는 것이다. 블로거들이나 현대 인터넷 유저들은 이러한 공간 활동 속에서 자신의 자아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의 하나로 정치권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얼마전 기사로 작성했던 ‘매니페스토 운동’이다. 어제 국회에서는 매니페스토 운동을 공직선거법에 반영하기 위한 법안에 대한 토론을 했다. 법안 안에는 의미적 함의를 발견할 수 없었지만, 토론회 이후에 가진 자리에서 이것도 웹2.0의 한 방식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회매니페스토 연구회(회장 배기선의원)에서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매니페스토 입법안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다. >

이 모임의 주최자였던 배기선 의원은 모두에서 정보의 중요성과 국민적 참여라는 패러다임에 주목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제 정보의 양이 너무 많고, 국가가 독점하지도 못할 뿐 아니라, 독점할 수도 없는 현실을 봐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대중의 참여와 평가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전의 독재국가는 바로 권력과 정보의 독점, 소통의 단절을 통해 ‘공포정치’를 강행했고, 국민의 민주적 참여를 막을 수 있었다. 그래서 오랜 기간 동안 일당, 일인 독재가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다양한 정보와 대중의 참여 공간의 확대로 진실을 감출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언론이나 국가 권력을 통해 국민을 속일 수 없다는 점이다. 거짓 정보를 언론을 통해 주더라도, 국민은 나름대로의 신뢰 평가를 통해 그 허위를 밝혀 내고 걸러서 수용하고 버리고 하는 구조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부서 시작된 매니페스토 운동은 그런 면에서 조금 늦은 것이지만(항상 정치권은 현실의 보수적 자세를 유지하고 있어서 느린 것은 어쩔 수 없다) 당연한 것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국민의 정보 수용 기준에 적합한 논리와 증거를 내세우지 않는 후보자 공약과 정보에 누가 투표를 하겠는가? 지난 선거에서 보여준 국민적 냉소는 바로 매니페스토 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조금 아쉬운 점은 지난 지방선거의 매니페스토 운동이 너무 이벤트적, 단기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매니페스토가 진정한 운동으로 보여주고 사회적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웹2.0이 보여주는 트랙백, 피드백의 과정, 즉, 쌍방향 과정이 있었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선거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웹2.0과 매니페스토”의 4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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