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 탄핵3주년, 오늘 우리 정치는?

2004년 3월 12일 민주당 조순형 의원등에 의해 제기된 노무현태통령의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어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그 뒤로 노무현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되었고, 고건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이어받아 대행 체계가 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이와 관련한 국회의 탄핵소추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림으로써 이른바 ‘탄핵 사태’는 마무리되었지만, 그 사건이 주는 파장은 한 동안 지속되었다.

기억 #1 3월 12일 울부짖는 임종석의원
당시 탄핵소추는 17대총선거 직전이었다. 16대 국회가 막바지에 다다른 그때, 탄핵소추 발의는 핵폭탄과도 같은 것이었다. 3권 분립이라는 헌정 체계 속에서 의회의 대통령 권한에 대한 탄핵은 그저 시스템 상의 견제 장치였을 것이라 생각했지, 내 눈에 펼쳐질 핵무기가 될 것이라 생각치 못했던 것이다. 사실, 그 순간 그런 법 규정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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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린우리당의 국회의원들은 본회의장을 가로 막고 있었지만,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장에 의해 회의장 밖으로 끌려 나갈 수밖에 없었다. 당시 임종석의원은 끌려 나가면서 실신하듯 울부짖는 모습이 화면에 보였다. 이 장명은 이후 4월 총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의 메인 비주얼이 되었다.

기억#2. 광화문 촛불 시위
민주당, 한나라당의 탄핵 발의에 대한 국민적 거부 반응을 보여 준 것이다. 당시 17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시점이었다. 월드컵 등의 광장문화를 통해 익숙해진 시민의 ‘액티비티’가 보여 준 것이다.
촛불은 바람 속에서 보호해야 할 안타까운 마음을 잘 표출해 주는 수단이었고, 권력의 건너에 있는 시민들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대변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당시 선거를 한달 앞둔 열린우리당 후보는 광화문 거리로 나와 선거를 치루어야 했다. 시민의 목소리는 광화문에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광장의 느낌은 87년의 그때와는 달랐지만, 그 가슴 속에 느끼는 울켝거리는 것은 비슷했다. 그날 오랫만에 함께 시위를 했던 후배와 ‘동지’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이제 서른을 넘어 애인과 아이들의 손을 잡고 촛불을 들고 있었다.

기억#3. 탄핵 3년 뒤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을 바라보며
청아한 하늘빛이 얄미울 정도다. 주말의 비, 그리고 눈발이 내리는 하늘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하늘은 푸른 구슬같다고 할까.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던 발걸음에 본회의장 뒷편의 푸른 하늘빛이 조금 얄밉게 보인다. 당시에는 하늘이 쪼개어진 듯 날리더니, 이런 날은 그래도 먹구름이라도 군데군데 있어줘야 하는 것은 아닐까?

탄핵 3년이 지난 시점에서 한나라당, 민주당, 열린우리당 에서는 특별한 논평을 하고 있지 않다. 다만 열린우리당의 원혜영 의원이 “탄핵주역들은 자중자애하라“라는 제목으로 컬럼을 올렸을 뿐이다.



오늘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결이 이루어진지 만3년이 되는 날이다. 한나라당을 위시한 탄핵세력이 국민들이 선택한 대통령을 하야시키려고 했지만, 국민들의 힘으로 막아냈다. 열린우리당도 17대 총선에서 사상초유의 과반수 의석을 확보함으로써 대통령 탄핵이 얼마나 명분이 없는 반민주적 폭거였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당시의 국민적 지지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이 탈당하고 원내2당으로 전락하는 등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책임을 통감하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우리가 대통합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당의 지지율 하락을 틈타 당시의 탄핵주역들이 자신들의 반민주적 폭거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다. 조순형 의원은 어제 “탄핵을 추진하고 가결시킨 데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으며 시간이 갈수록 확신이 굳어진다”는 발언을 했다. 최병렬 前한나라당 대표도 “신념이 달라질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는 발언으로 대통령 탄핵을 정당화하고 있다.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졌다고 자신들의 반민주적 폭거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헌정질서를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유린한 세력은 영원히 역사와 후대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탄핵주역들은 경고망동하지 말고 자중자애 해야 한다. 하루하루를 반성하고 국민들에게 속죄하는 심정으로 살아야 한다.


한나라당 대권주자들도 이 기회에 2004년 탄핵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조순형 의원이나 최병렬 前한나라당 대표처럼 탄핵이 정당했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라면 탄핵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탄핵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민주주의 파괴세력을 당내에서 제명 처분하는 등 강경조치를 취해야 한다.


2007년 3월 12일   최고위원 원 혜 영

사실, 원혜영 의원의 칼럼이 아니었다면, 열린우리당은 탄핵을 다시 되짚어보고 싶은 생각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원의원의 글에서보 나타났지만, 탄핵에 의해 그 과실을 얻은 것은 바로 열린우리당이었기 때문이다. 154석의 과반의석을 획득함으로써 도에 넘치는 국민의 사랑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는 ‘뼈를 깍는” 반성을 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되었다. 여소야대의 원내 구성은 소멸되고, 노대통령의 최근 탈당으로 열린우리당은 제2야당의 되었다.

바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로 ‘탄핵’바람 속의 민주주의 수호와 개혁에 대한 국민 열망이 수포로 돌아간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원의원은 ‘헌정질서를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유린한 세력’ 대해 ‘경고망동하지 말고, 자중자애’하라고 명하지만, 사실 제 얼굴에 침을 밷는 표현이라 생각된다. 이미 개혁을 중심으로 한 7,80년 민주화 세력에 대한 진정성이 상실되고, 보수세력의 결집을 좌시한 열린우리당은 민주주의에 대한 ‘장자’로서 권위를 상실한 지 오래인 것이다.

오늘자 신문에는 탄핵의 주역이었던 조순형, 최병렬, 홍사덕 씨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조순형 의원만이 어렵사리 의원직을 획득했지만, 나머지는 마치 ‘저주’라도 받은 양 정치 일선에서 물러선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 대통령 탄핵 3주년,…주역들의 현주소(연합뉴스 기사)

오늘 또 다른 기사로는 박원순씨의 탄핵에 대한 언급이다.

* 탄핵은 헌법상 국회 권한 행사


한편 탄핵 당시 반대운동의 선봉에 선 시민운동 세력의 ‘상징격’인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탄핵의 부당성을 밝힐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탄핵의 적법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남겨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헌법에 나와 있는 국회의 권한 행사 방식인 만큼 그 자체를 문제삼기 보다는…”이라는 언급을 한 것이다. 그러면서 “헌법 속에 탄핵소추라는 것은 그동안 장식물에 불과했던 건데 현실적으로 당시 사용이 됐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물론, “국회의 응징이 과해 국민이 나선 것을 보여준 점은 양면의 교훈을 남긴 사건”이라고도 해석 했다. 이는 듣기에 따라 당시 탄핵소추가 정당하다는 점으로 인식될 여지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박 변호사는 탄핵 당시 미국에 교환교수로서 국내에 머물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탄핵과 한국 사회의 정치사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나올 시점에서 박원순 변호사의 발언은 ‘탄핵’에 대한 남은 감정을 깨끗하게 씻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다.
당시의 울분은 이제 사라져 버렸다. 이제 남은 것은 당시의 역사적 사건과 이후의 정치적 변화, 또한 국민적 사랑을 포기한 현 정부, 열린우리당 사이의 관계일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 과정의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테러 사건이 지방선거를 결정지었다는 말을 줄곳 듣곤 한다. 그러나 실상, 그 사건이 없더라도 지방선거 결과는 열린우리당에게 유리했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건으로 말미암아 열린우리당과 현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극대화되어 표출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국민들은 사실, 지방선거 결과가 그렇게 황당하게 나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안스러운 결과이지만, 당시에 노무현 정부에 느끼는 반감은 분노에 이른 것이라 볼 수 있는 인과적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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