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동문서답 담화문, “쇠고기문제는 안타까운데, FTA 어찌 안되겠니?’

한미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가 금일 오전에 진행되었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는 쇠고기협상 결과에 대한 국내 논란을 합리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좌충우돌 하는 형국이 보여 주었다.

이러한 혼란의 첫번째 오류로 지적된 것이 현 정부가 가지고 있는 소통 방식의 문제였다. 그동안 10년간 야당 생활을 해오면서 국민의식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잘못된 상황 판단에서 기인한 것이라 보여 진다. 즉,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새로운 국민의 변화에 부응한 제대로 된 정권 형성이 아닌, 극대화된 정치적 혐오와 경제적 어려움이 의해 반사이익을 받은 꼴이 증명된 것이다. 지난 대선 결과를 보더라도 이명박 대통령은 득표율 48.7%로 역대 대통령 선거 중 최소득표(16대 대선 노무현 후보 48.9% 득표)였다. 2위인 정동영 후보는 26.2%를 득표하여 22%P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그러나 문제는 2위와 큰 차이의 득표를 보이고 있지만, 역대 대선 중 가장 낮은 투표율 속에 가장 낮은 국민적 지지를 얻은 대통령이라는 것. 이러한 출발선에서 보았을 때 집권 이후 이명박정부의 혼란은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즉, 집권 목표와 좌표도 없는 상태에서 국민적 동의가 없는 국정 과정은 나머지 50%의 “난 안찍었다” 집단의 반란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언론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혼란을 소통의 부재로 지적하고 있는데, 이명박대통령은 이러한 문제를 본인이 직접 소통을 시도하여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갑작스러운 회담을 추진한 것도 그러한 해결 방법 중의 하나이었다.

그런데, 오늘 이명박대통령은 담화문은 가히 놀라울 정도이다. 국정운영지지도를 20%P급락시킨 사안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 대처라고 보기에는 그 내용의 함량이 너무 미달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우선, 담화문의 내용에는 국민과의 소통, 반성이라는 원래 전략적 목표가 반영되지 못해 다시 국민적 논란을 가중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국민은 이번 담화문에 이명박대통령의 솔직한 사과를 받고, 향후 경제 살리기라는 국민 열망에 충실해 주기를 바랬을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전개가 예상되는 한미FTA 등의 경제 구조 개편의 중차대한 문제에 조금더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참모들은 자신들의 고집스러움을 버리지 못하고 구태의 방식을 유지했다. 즉, 국민의 열망에는 부응하지 못하는 동문서답식 대답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많은 국민들께서는 새 정부 국정운영에 대해 걱정하고 계신 줄로 알고 있습니다. 쇠고기 수입으로 어려움을 겪을 축산 농가 지원 대책 마련에 열중하던 정부로서는 소위 ‘광우병 괴담’이 확산되는 데 대해 솔직히 당혹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심혈을 기울여 복원한 바로 그 청계광장에 어린 학생들까지 나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는 참으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부모님들께서도 걱정이 많으셨을 것입니다.

서술적인 환경을 보면 한심스럽다. 사과를 해야겠으나 국민 전체를 상대로 할 수 없다는 고집스러움이 보여진다. 광우병 괴담이라는 규정적 표현을 앞서 언급한 것이 그 증거이다. 그러한 물러서지 않는 태도를 보이면서 굳이 대국민담화라는 형식을 빌린 그 의도를 어리숙한 태도였다. 이러한 발상이 ‘활활 타는 불구덩이에 기름을 부어 놓는’ 꼴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이번 담화는 한미쇠고기 협상의 대한 정부 책임을 반성하기 보다는 한미FTA 비준이라는 자기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담화 서두에 잠깐 대국민 사과를 표현했을 뿐, 연이은 FTA 중요성과 비준 문제를 거론함으로써 담화문의 본질을 퇴색시켰다.


제가 5월 국회를 요청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전례 없이 임기 말에 국회를 열어주신 여야의원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회기도 임기도 며칠 남지 않았지만, 여야를 떠나 부디 민생과 국익을 위해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17대 국회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켜 주신다면, 이는 우리 정치사에 큰 공적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최근 KSOI 조사에 따르면, 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한 불신 여론이 78.8%로 절정에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미FTA 비준 처리와 관련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해 미국과의 쇠고기 재협상이 없는 한 FTA를 추진해서는 안된다'(59.8%)는 응답이 ‘쇠고기 협상과 한미 FTA는 별개의 사안이므로 한미FTA 비준은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36.6%)는 응답보다 월등히 높게 나왔다.

이런 국민적 여론 방향을 사전에 반영했다면 이러한 담화문이 가져올 반발여론을 미연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또, 청와대는 이러한 여론 악화를 짐작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대도 불구하고, 이런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과정’의 중요성 보다는 정책을 밀어붙이기식으로 만들어서 소기의 결과만 이룩하겠다는 억지스러운 태도에서 나온 것이라 보여진다. 이것 역시 그동안 지적되어 온 ‘소통 부재’의 결과이다.

향후 정국은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장관고시, 한미FTA 비준안 직권 상정 등 험난한 과제를 남겨 두고 있다. 이미 한나라당은 일부 지역구의 6.4재보궐 선거 후보자 공천을 포기했으나 6.4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10년의 공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태도와 인식을 지금 당장 버려야 할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의 인적 쇄신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집권의 총책임자인 이명박 자신의 철학적, 인식적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아무리 현자가 등용이 되더라도, 청와대와 정부 내부의 소통 부재, 정부와 국민과의 소통 부재, 그리고 국민 인식의 변화와 성장이라는 3요소를 수용하지 못한다면, 집권 5년 내내 혼란스러움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혼란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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