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도 이제 알 것은 다 아는 세상이다

촛불시위 수배자들이 농성 중인 조계사를 방문했던 대구 지역의 초등학생들의 방명록이 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의 방명록을 바라보는 시각 중에 본질을 보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이런 비교육적 행위를 가해도 되는가 하는 문제가 언론에 나오고 있다. 일부 네티즌 역시 이런 메시지를 남길 수 있게 방조한 농성단 관계자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물론 교육적인 면에서 아이들의 메시지는 좋지 않다. 어떤 부모가 아이들에게 욕을 가르치고 싶어 하겠는가. 이 보도가 나온 후, 학교와 부모들의 항의로 관련 동영상이 삭제되었다고 한다. 물론 농성단은 아이들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해 공개했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아이들을 이용해 자신들의 정당성을 표명하려고 했다면 그 자체는 농성단이 신중하지 못한 처사를 한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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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이후, 우리 아들 민혁이도 뉴스에서 MB가 나오면 하는 말이 있다. “아빠, 이명박은 거짓말쟁이지” 하고 말한다. 뉴스를 보면서, 아빠, 엄마가 하는 말을 들은 것이다. 7살짜리 아이가 부모에게 받은 영향을 조금 걱정스러워했다.

난, 국가 지도자인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아이들이 가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아이가 MB가 왜 잘못된 대통령인가, 거짓말쟁이인가를 스스로 알기 전에 부모의 영향을 받아 그런 말을 하게 된 과정이, 사실 부모의 조심성 없음에서 나온 것이라 반성을 해 봤다. 결국 이번 아이들의 메시지 역시 부모들과 언론의 영향력 속에서 나온 것이고, 그에 대한 책임 역시 어른들에게 있음은 자명한 바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의 시작 역시 현 정부와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지켜내지 못한 어른들에게 있다. 우선 이 아이들의 메시지를 보면, 단순히 치기어린 낙서나 욕설은 아니다.

“지는 호주산먹고, 우리는 미친소먹고”
“그딴 식으로 나라를 다스리나? 촛불 집회 사람들 눈 실명될 뻔한 사람도 있고, 물벼락 맞은 사람들이 넘친다…그 딴식이 대통령이라면…포기해라”

거리나 공중 화장실에서 아이들이 하는 그런 낙서가 아니다. 누구가 누구를 좋아한다더라 식의 의미없는 낙서가 아니, 뼈에 사무치는 ‘메시지’ 였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다. 언론도 그래서 심각하게 보도한 것이다.

위의 두 메시지를 보면, 아이들의 쇠고기 문제의 대응에 대한 정부와 MB책임을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그들의 욕설은 단순히 낙서가 아닌 인식된 사실에 기초한 분노의 표현이었다는 것이다. 촛불집회에 대응하는 정부의 잘못된 태도를 지적하고 있으며, 그의 책임이 MB에게 있다는 정부 권력의 시스템 역시 알고 있다. 난 이 아이들의 메시지가 그 어느 정치인의 발언보다 더 분명하다고 생각이 든다.

초등학생이라고 어린 아이들이 이런 짓을 하면 어른들은 ‘하라는 공부 안하고 딴 짓거리”한다고 핀잔을 주기 일쑤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핀잔이 먹히지 않는다. 아이들은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또래집단간의 소통 구조를 갖고 있다. 또 그들 사이에서 세상에 대한 깊은 대화를 주고 받고,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물론 그 정보의 교환과 소통은 낮은 수준일 수 있고,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주제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폭넓은 것일 수 있다. 그들의 잘못된 정보와 사고 방식에서 실수를 하는 것이 문제이지, 어리기 때문에 정치를 알면 안되고, 사회의 부조리를 질타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옳지 못한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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